
기생충
131분 | KOREAN | 2019.05.30. 봉준호
작성자 유수정
제작의도
자본주의적 사회 구도와 그로 인한 상·하의 계층 분류 상황 하류층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실문제 지적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그로 인한 비극을 보임 상류층 의 위선을 폭로하며 비판자본주의적 사회 구도

기생충VS 기생충
지하 벙커에서 방치되어 온 문광의 남편과 박 사장네라는 숙주에 빌붙어 사는 문광은 원래 그들의 집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다.
갑자기 등장한 기우와 그의 가족으로 인해 문광과 남편은 숙주에게서 버림받게 된다. 문광이 기택 가족의 비밀을 알아챈 후 그들은 같은 처지임에도 서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유는 숙주를 차지하기 위한 발버둥이 아닐까 싶다. 결국, 기택은 마지막 장면에 다 달해서 원조 기생충인 문광의 남편을 죽인다.
이후 지하 벙커에 들어가게 된 인물은 기택으로 바뀐다. 최종적으로 숙주를 차지하게 된 기생충은 기택이 된 것이다.
숙주가 될 수 없는 기생충
기택은 문광의 남편을 죽인 뒤 자신을 모멸하는 듯한 제스쳐를 사용한 박 사장을 칼로 찔렀다. 그는 숙주를 죽였지만, 직접적인 숙주가 되지 못했다.
여기서 기생충(하류층)이 숙주(상류층)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현실 상황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 속 상황을 기우가 상류층이 되어 박 사장네 집을 사들인 후 기택을 지하 벙커에서 나오게 만드는 장면을 이용해 은유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결국 기우의 상상에 불과했고 영화 속 기우의 현실적 상황은 반지하의 생활로 이전과 다를바 없었다.
자신의 행복과 이익만을 쫒는 사람
문광의 남편이 기정을 칼로 찔렀을 때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피흘리고 죽어가는 사람은 보지도 않고 도망가기 바쁘다.
여기서 박 사장은 기택을 도와주기는 커녕 차 키를 달라며 소리쳤고 죽은 문광의 남편 밑에 깔린 차 키를 꺼내며 ‘냄새’가 난다는 제스쳐를 취한다.
자신의 안전만을 위해 비극에 처한 이들을 바라봐 주지도 않는 인간의 간사하고 비열한 본성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인디언' 의 상징적 의미
인디언은 아메리카의 원주민이었지만, 미국 개척시대 때 기득권층 백인에게 쫒겨났다. 그리고 백인들이 점령한 아메리카 땅에 불법
이민자들이 들어오게 됨. 여기서 박 사장네 가족은 백인, 기택네 가족은 불법 이민자. 그리고 문광과 그녀의 남편이 원주민으로
은유 됨.

'냄새' 의 상징적 의미
다송은 기택에게서 나는 냄새가 그의 가족들에게 모두 난다고 말함. 기정은 이 냄새가 반지하 냄새라고 말하며 반지하를 벗어나야만 없어지는 냄새라고 말함. 기택과 그의 가족에게서 나는 냄새는 그들에게 베여있는 ‘가난’의 냄새 박 사장이 냄새를 거들먹거릴 때 부유한 계층(숙주)이 가난한 계층(기생충)들에게 은연중에 가지고 있는 경멸과 무시를 나타냄

짧은 평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현실 속 문제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각각의 소품과 인물, 대사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가 어마어마하게 존재하고 있다. 메타포도 많이 사용되어 어쩌면 한 번 본 것으로 끝내기에는 너무나 큰 의미를 지닌 심오한 스토리인 것 같다.
칸 영화제에 초청받아 상을 탄 이 영화는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로 미루어 봤을 때 빈틈이 없다. 송강호 배우는 평소 하던 역할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가진 인물을 연기했다. 어쩌면 어색할 수도 있었을 배역이지만 그는 인물에게로 완전히 스며들어 자신만의 연기를 펼쳤다. 눈빛에 베여있는 그의 연륜과 경험이 고스란히 느껴졌던 것 같다. 최우식 배우는 자아에 자신감을 잃은 인물을 연기했다. 연기자라면 갖춰야 할 소양인 자연스러운 몸짓, 상황에 알맞은 호흡, 그리고 분위기에 맞는 톤과 억양의 발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연기에 큰 기대를 품지 않았던 최우식 배우에게서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이선균 배우의 목소리 톤이 가장 잘 어울릴 수 있었던 작품이 바로‘기생충’ 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묵직하지만 잔잔한 듯한 목소리가 오히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리고 이정은 배우의 연기에 감탄했다. 준비되어있는 듯한 그녀의 연기가 이 영화의 한 컷 한 컷을 장악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상 전체적 음향이 미스테리하고, 뭔가에 억눌려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음향이 하류층의 심리적 상태를 보여준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 도입부에서 창문으로 보이는 것은 사람의 발과 차, 그리고 반지하 집에 양말이 걸려있는 것을 한 컷으로 사용했다. 양말의 구도가 기정의 머리 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러한 장면을 봤을 때 기정과 그와 함께 사는 가족들은 사람들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역경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는 걸 암시하게 해준다. 이렇듯 이 영화 속에는 각 장면의 구조 또한 세세한 의미가 새겨져 있다. 그만큼 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섬세하게 그려냈음이 잘 느껴졌던 것 같다.
